최근에는 잉여롭게 지내는 삶에 대해 대단히 관심이 높아졌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구르기 때문이겠지.

지속적으로 개입이 들어와서 귀찮고 피곤한 때가 많이 있다. 아무려면 전역하고 낚시나 하러 다니고 싶다고 말하겠는가? 우리는 많은 일을 수행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씻고 잠을 잔다. 나의 경우에는 배로 출근해서 선임들 비위를 맞추고 물 가져오라면 갖다주고 밥 해오라면 밥 해오고 장전한다면 탄약 싣고 양묘기 갈라면 갈고 기름칠하라면 걍 귀찮아서 후임 시키고 그런다. 사람들은 내가 일하니까 진짜 내가 하는 것인줄 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우리는 움직인다.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아무 것도 안 한다면 어떻게 될까? 언젠가는 발이 움직여서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데이트 약속을 잡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움직이는 자유를 경험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기다릴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선임들이 주로 그러하듯이, 10분 정도 뒤에. 아니면 때가 되었을 때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왜 빨리 안 하는거냐며 흐름을 끊고 재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분에 청소를 시작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15분 쯤까지 도착해서 앉아있지 않으면 무척이나 불안해한다. 쓸데 없지만 일찍 와서 청소하기 전에 기다리고 있어야 안심하는 것이다.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있으면 지적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말하는 '일하는 시늉'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인데 전혀 쓸모 없으며 시간 낭비인데다 불필요한 것이다. 하루 종일 보이지 않다가 일할 시간이 되어 나타나서 처리하고 가면 족하다. 그것을 두고 더 일찍 오라느니 하는 것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다. 발전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가만히 있으라고 시키는 꼴이기에. 그들은 남에게 하는 것처럼 스스로에게도 독촉한다. 지금은 말을 걸지 않고 있지만 언제 할지는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하지 않고 있다고 정말 아무 것도 안 할 것처럼 불안해한다. 즉, 자신과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계속 움직이도록 채찍질해야만 다리를 들어서 가는 불행한 인생을 살아간다. 설령 말을 걸지 않고 멀어졌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움직인다. 그들은 세상이 시키는 것만을 한다. 노예이기에. 시키는 것을 지키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굴고 말하는 대로 했는데 왜 자신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느냐며 항의한다. 그러나 노예들이 너무 많아서 배분될 자원이 없으며 안 줘도 저항하지도 못하는 노예에 불과해서 안 줘도 되기에 주지 않는 것이다. 그냥 노예니까.

밥을 한 숟갈 주더라도 죽이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신세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지시하는 것을 안 해도 된다. 그것은 쉽게 잡아먹을 먹잇감에 불과하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할 수도 있다. 세상을 잡아먹을 수 있어야 아무 것도 안 하는 듯 보이는 일에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다. 정말 안 할 수도 있다.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다.

얼마든지 기다리는 여유로움과 함께 세상을 지배하는 그릇의 크기가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움직이는 자발동공을 경험할 수 있다.

내가 직접 발을 들어야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귀찮겠는가? 사실 이 철학도 세상 사는 것이 너무도 귀찮아서 수월하게 하려고 파고드는 것이다. 군대에서는 3km 달리기를 하는데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노력해서 달리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달리고 있는 흐름이 계속해서 달리게 만드는 것이다. 어느 순간 멈추게 되는지도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때가 되면 멈추게 된다. 자발동공이 되는 사람은 웬만해선 중간에 멈추는 일이 없다. 정말 체력의 한계에 다다랐을 때가 되어서나 달리는 속도를 늦춘다. 물론 때에 따라서 중요하지 않을 때는 누구보다 천천히 달리는 일도 가능하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달릴 준비를 하거나 옷을 갖춰 입거나 부대로 출근하는 등으로 해온 일이 있다. 그것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노력하지 않아도 6시 15분의 기상 방송 소리 이후에 20분이 되면 생활관 앞에 집합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만약 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회사도 안 나가고 수업에도 빠지는 식으로 퍼질러져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이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것을 경험하는 자발동공에 대한 이야기니까.

처음에 사부님에게 이 철학을 들었을 때 그다지 경지가 높은 내용은 아니라고 여겼다. 그때가 벌써 몇 년 전인가.

힘을 가진 지금에 와서는 자발동공이 일어나는 경지가 상당히 고레벨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일반인들은 우연히 경험되거나 극소수의 최상 근기를 가진 이가 아니라면 평생토록 겪기 어려운 현상이다. 부대에서는 시스템부터가 잘못되어 자꾸 일하는 시늉을 하라 시키고 다른 이들을 불신한다. 증명의 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에. 증명의 문화가 무엇인지 아는가? 한번 연구해보길 바란다. 왜 사람들은 실수를 두고 재미있게 웃지 못하는가? 다른 이들이 한 것에도, 자신이 벌인 실수에도. 인생을 너무 진지하게 사는데 인생이 한 번 뿐이고 그마저 짧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그들은 한 열 번 정도 다시 살 수 있는가본데 인생이란 그저 즐겁고 재미나게 잘 지내면 될 뿐이다. 마음껏 사랑하고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하면서.

인생을 잘 표현한 한 가지 문구가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스스로와 싸우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면 족하다. 인생에는 대단한 의미도 없고 잘 사는 동안 저절로 의미가 생겨나는 것이다. 기름기를 쫙 빼고 가볍게 살면 된다. 누구나 어려운 점과 모르는 점이 있고 얼마든지 용인되는 것인데 잘하기를 어려워하고 모르는 것이 있다거나 실패를 저지르면 사람들은 비웃는다. "그것도 못하고 말이야.."

대신에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실수는 일종의 실패이다. 실수를 얼마든지 용인해야만 무한한 시도가 가능하고 우리는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연구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한다고 주제를 말한다.

열심히 해서 자발동공의 경지까지 경험해보길 바란다. 이 글을 혹시라도 접하는 사람 중에 일부라도 겪게 된다면 그만한 보람이 없겠다.

Posted by 검은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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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방문자수는 60명 정도인데 통계치를 살펴보니 의외로 미미하지만 꾸준한 방문세를 보이고 있다. 글을 올린 날에 상승 곡선을 그리지만 그 밖의 날에도 한 명이라도 방문이 되고 있다. 검색에 걸린다기보다는 랜덤 블로그 타기를 통하여 한 두명이라도 링크를 타고 오는 듯하다. 몇 번 랜덤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가 보니 티스토리 블로그도 꽤나 가망이 있는지 토탈이 오만 블로그와 이십 오만 짜리 블로그가 걸렸다. 너무 활동이 저조한 블로그는 애초에 검색망에서 배제되는 것인가. 웹에다 글을 쓰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사회에 있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양의 글을 작성했을 것이다. 내용이 풍성한 블로그로 꾸미며 관심가는 분야의 실력 향상도 함께 도모했을 것인데 아쉬운 일이다. 제대 후의 미래를 꿈꿀 수도 있지만 언제나 다음을 예측하는 것이 섣불러서는 안되는 일이다. 흔히 하는 비유인데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가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다가 교통 사고가 나서 죽을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인생이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데 신나고 화려하게 스토리가 진행되다 갑자기 상영기의 스위치가 꺼지며 영화가 종료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 제대 후의 이야기를 기대하기보다 지금을 잘 살아가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이다. 미래의 행복한 꿈 역시 지금을 잘 지내기 위해 사용되는 것에 불과하다. 흔히 수첩에다 글을 쓰는 편인데 주제가 상당히 일관적으로 '힘'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웹에 작성하면 시공간의 제약상 하나의 글을 길게 밀어 쓰기가 어려워 간편하고 즐겁게 작성할만한 다양한 주제로 써보게 된다. 그 변화는 꽤나 재미있기도 하고. 글의 형태가 웹과 수첩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퀄리티에서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입대하고서 걱정한 부분은 그것이지만 얼마 되지 않아 해결되었다. 정말이지 글을 쓰는 것은 재미있다. 내가 원하는 꿈의 세계에 빠져 지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실제적 결과보다도 사실 꿈을 그려가는 것이 즐거운 일이다. 언젠가는 이 블로그의 방문객이 백만을 찍을 수 있으련지. 그 전에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여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서 다른 틀로 옮겨가서 백만에 이르르기까지 이 블로그를 운영하진 않을 듯하다. 

Posted by 검은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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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스텝을 밟는 것인데 오소독스에서 사우스포로, 사우스포에서 오소독스로 이동하는 스텝 변환을 자유롭게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보통은 오소독스가 많고 사우스포는 왼손잡이인 사람부터 무술계에 사우스포가 드물기에 의도적으로 왼손을 뒤에 놓고 사용하는 이들이 사우스포 자세를 기본으로 취하여 비율상 소수를 차지한다. 격투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싶다면 오른손잡이라도 사우스포 자세로 중점적으로 수련해야 한다. 스텝을 변환하는 것은 공격과 병행해야 한다. 무술에서는 공격이 방어가 될 수 있고, 방어가 공격이 될 수도 있어 두 가지가 하나로 이뤄지는 부분을 중점으로 수련해야 맞다. 흔히 MMA 경기를 보면 스텝을 바꾼다고 제자리에서 점프를 뛰어 발 바꾸기를 하기도 한다. 그때 하이킥이라도 맞으면 회피하기가 어려워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몸을 돌리는 것으로 충격을 완화하지 않은채 팔로 막으면 뼈가 부러질 수도 있고 머리나 목에 가격당하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일이다. 킥은 머리 부위를 지나 목을 향해야 한다. 목을 부러뜨리는 것이 하이킥이다. 

오소독스 자세에서 레프트 펀치는 잽으로 활용되곤 한다. 체중을 그다지 싣지 않고 거리를 재는 것이나 상대가 접근해오지 못하게 막는 용도이다. 잽도 여러 번 맞으면 꽤나 충격이 있어 공격용으로 사용되며 상대의 공격을 중간에 차단하는 방어용으로도 쓰인다. 하지만 포인트를 쌓는 경기에서나 잽의 활용성이 있지 실전적 무술에서는 잽이 아니라 레프트도 스트레이트로 체중을 실어 날려야 한다. 그 차이는 앞발이 나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 발이 움직이지 않으면 잽이며 발이 뻗어 나가면 체중이 실린 스트레이트 또는 훅이 된다. 오소독스 자세에서 레프트는 앞손이 되는데 사우스포로 자세를 변환하며 레프트를 뒷손으로 스트레이트를 날릴 수 있다. 사우스포에서는 라이트가 앞손이나 오소독스로 바꾸며 라이트를 뒷손이 되게 하여 스트레이트를 꽂을 수 있다. 또한 한쪽 발이 앞으로 나가며 킥을 날리는 것으로도 스텝을 바꿀 수 있다. 또는 킥을 차고 나간 발을 뒤로 뻗으며 같은 방향으로 펀치를 쳐서 스텝을 변환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주로 스텝을 바꾸는 것은 전진 스텝의 경우이며 후진 스텝에서는 상대가 공격해 들어오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신체의 체중 이동이 빠르게 일어나는 편은 아니라 회피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잘 쓰지 않는다. 앞으로 공격해 나갈 때는 몸이 뒤에 위치한 것이 유리하기에 스텝 변환시 체중 이동이 더뎌도 크게 무리가 없는 것이다. 스텝 변환은 먼 거리에 있는 상대방에게 스위치로 예측하지 않은 공격을 가하는 쓸모가 있다. 기술의 예리함은 공격 패턴의 단조로움에 빛을 잃는 법이다. 기술이 무디더라도 공격을 가하는 패턴이 참신하다면 매 공격에 유효타가 터지며 점차적으로 흐름을 자신 쪽으로 가져와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스텝을 변환하여 공격하는 것에는 후퇴가 없다. 상대에게 공격을 읽혀 카운터를 맞는다면 일격에 쓰러질 수 있는 위험한 공격 방법이 되겠다. 따라서 경기당 한 두번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기술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스텝을 이해하는 것에는 안면에 카바를 친 양손을 반시계와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스텝을 이동하는 선축경이 제격이다. 선축경은 스텝을 이해하는 방법이면서 상대방의 펀치를 흘려내는 기술이다. 물론 선축경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면 공격 패턴이 읽힌다는 단점이 있다. 그때는 팔이 아니라 몸을 좌우 방향으로 돌려내 펀치를 흘리는 큰 움직임으로 이해하면 된다. 

Posted by 검은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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